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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한병철 저)

Ssul 2012. 7. 1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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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된 책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우선 얇았고 나름 디자인도 예뻤다. 비록 가격이 안습이었지만... 제목만 봤을 때 딱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예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외계어 같았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초판이 2주만에 매진이 되었으며,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문화비평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이 피로사회라는 개념이 현대 사회의 모습을 정확하게 집어내었고 독일에서는 피로사회라는 단어가 거의 상용어가 되다시피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이 책을 처음 yes24에 검색하는 순간 피로사회가 우리의 현재 모습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지난 세기는 면역학적 시대로 정의한다. 면역학적 행동의 본질인 공격과 방어가 사회를 장악했고, 그래서 낯선 것은 무조건 거부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었다. 아무런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타자라도 이질적이라는 이유로 제거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특성을 지닌 규율사회가 21세기에 긍정성의 패러다임으로 변환된 성과사회로 변모하게 된다. 더 이상 주민들이 복종적인 주체가 아닌 성과주체로 변하게 된다. 인제 성과주체는 노동을 강요하거나 심지어 착취하는 외적인 지배기구에서 자유롭다. 그는 자기 자신의 주인이자 주권자이다. 하지만 이런 지배기구의 소멸은 자유로 이어지지 않는다. 성과주체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강제하는 자유 또는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다. 그리고 이것은 자기착취로 치닫게 된다. 이런 자기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자의 착취보다 더 효율적이다. 이런 자기 자신을 뛰어넘기 위한 정말 끝없는 노력은 자기 자신을 마모시켜가고, 그 결과 스스로 낙오자로 느끼는 우울증 환자가 넘쳐나게 된다.

금지, 강제, 억압의 철폐하고, 얻은 무한한 자유가 우리의 삶을 다시 망가뜨리고 피곤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과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해야 잘 살아낼 수 있는 것일까? 성과사회에서 우리를 압박하고, 지치게 만드는 것은 욕심(유혹)의 형태로 다가 온다. 성공에 대한 사회의 요구, 주변의 기대가 외적 압박으로 다가 올수도 있겠지만 그 더 깊은 내면에는 성공에 대한 욕심이 더 큰 것 같다. 이런 욕심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해결할 때 피로사회에서 피로함을 안 느끼며 살 수 있지 않을까?